지구온난화의 가속으로 지구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각국이 전 산업분야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또한 화두가 되고 있다.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2070만톤 중에서 7.9%인 170만톤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농업분야의 탄소배출 및 온실가스 감축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토양내의 탄소가 경운·정지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최소 경운을 통한 농작업 기술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1부터 2023년까지 총 6.6억원을 투입해 최소경운농법 현장실증 및 표준배재기술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8일 전남 나주에서 진행된 최소경운이앙기 현장실증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는 최소경운이앙기의 주요 핵심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경운·로터리·써레질’ 생략으로 노동력 60% 절감

장실증을 주관한 국립식량과학원의 이희우 연구사

▶최소 경운의 온실가스 저감 원리

기존 수도작 농법은 가을 추수가 끝나면 다음 농사를 위해 땅을 경운하는 가을갈이 로터리 작업을 한다. 봄에는 논에 물을 댄 후에 땅의 균평화를 위한 써레작업을 1~2회 진행하고, 이후 5~6월에 이앙을 하는 형태다.

이를 위해 논에 트랙터 등의 작업기가 2~3회 이상 진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토양교란이 일어나며 토양 내 온실가스가 밖으로 배출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쌀재배를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한해 9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중에서 경운·로터리·써레질만 생략해도 연간 60%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선진 각국은 무경운 농법에 대한 연구는 물론 영농적용을 서둘러 시행하고 있으며, 가장 앞선 미국의 경우에는 전체 농경지의 75% 이상을 무경운 농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날 현장실증을 주관한 국립식량과학원의 이희우 박사는 “땅에 저장되어 있는 탄소는 땅을 파헤치고 뒤집는 과정에서 대기로 탄소가 배출된다. 경운·로터리·써레질 등을 생략해 생력화를 높이는 최소경운 농법을 적용하면 온실가스 발생량을 대폭 줄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경운 이앙기의 핵심기술

최소경운이앙기의 작동원리는 모를 이앙할 무논의 토양부분에 대해서만 로터리작업이 이뤄지고 동시에 이앙을 하면서 제초제 살포 등 다중작업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농가의 편의성을 위해 로터베이터의 탈부착이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서는 로터베이터 장착에 따른 이앙기의 무게중심 변경과 이앙작업의 안정성이 우선 고려됐으며, 로터리 장치부의 독립적인 경심유지기능, 약제살포기의 효율적 활용 등이 고려되도록 했다.

우선 경사면 이동에도 기체 안전성과 작업효율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기체 전방에 웨이트를 장착해 로터베이터 장착에 따른 무게중심이 후방쪽에 쏠리는 현상을 보완했으며, 조인트 동력전달방식의 문제해결을 위해 베어링 하우징 별도제작, 유니버설조인트와 감속기의 결합 등으로 요동회전운동과 최적길이 변위조절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또한, 무논작업에 적합하도록 로타베이터 커버의 알루미늄·FRP 복합성형으로 소재변경을 통한 경량화를 실현해 전체적인 하중을 줄이도록 고안됐다.

특히 로터리 파트의 모듈화를 통해 최소한의 핀 결합으로 탈부착이 용이하도록 고안돼 농가에서의 로터리 탈부착을 손쉽도록 감안했다.

로터리 장치부의 독립적인 경심조절을 위해 로터베이터의 중앙부에 있는 센서 로드가 지표면을 치게 되면 경심조절 센서가 작동되어 유압을 전달되는 방식으로 전기식 신호스위치에 따라 자동·수동 동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로터리 작업 중의 풀감김 방지장치의 보강 및 유지·보수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로타베이터 측판을 조립식으로 변경해 A/S 및 부품교체가 용이하도록 했다.

최소경운이앙기 연구개발 참여기관으로 참여한 ㈜HMC(구.희망농업기계) 이리중 대표는 “연구개발에 있어서 작업의 안정성, 이앙시기 집중사용에 따른 내구성, 유지관리의 편의성을 가장 고려해 제작됐다”며, “무엇보다 농가의 사용관리와 고령인의 작업수행이 편리하도록 이앙기와 로터리 파트의 탈부착이 손쉽도록 고려했다”고 밝혔다.

모 식재부분만 최소경운을 통해 이앙을 하는 모습

기존 이앙기에 탈부착용으로 개발된 경량화된 로터베이터

이앙 동시 제초제 살포기 장착에 의한 다중작업 능력확보

이앙작업 후의 안정적인 식재모습

▶최소경운 이앙기의 경제성

최소경운이앙기의 장점은 무엇보다 경운·정지 과정을 생략한데 따른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크다는 점이지만 일손이 집중되는 영농적기에 단계생략으로 노동력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소경운 농업을 적용한 생산성 비교에 있어서 표준경운모내기의 경우에는 10a당 514㎏의 벼수확이 이뤄진 반면 최소경운이앙의 경우에는 10a당 509㎏의 벼수확이 이뤄져 수량성에 있어서 관행재배와 거의 비슷한 수량성의 실증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2019년 국립식량과학원 최소경운모내기 재배기술 활용방안 노동시간과 생산비 비료에 있어서도 관행재배방식인 표준경운모내기의 경우에는 10a당 30.7시간이 투입되어 생산비가 총 84만1544원이 소요된 반면, 최소경운모내기의 경우에는 25.7시간, 79만8028원이 투입돼 노동시간으로는 14.3%, 생산비로는 5.2% 절감돼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존 이앙기에도 독립된 로터리 파트의 손쉬운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해 이미 전국 시군에 보급된 이앙기와 호환이 가능해 별도 기대구입에 대한 비용부담이 크지않고 농가 선호도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어 경제적 파급효과가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종분야 탄소감축 농기계개발 향후전망

최소경운 이앙기술은 생산비절감과 온실가스감축이라는 두 가지 전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어 수도작 농가의 새로운 농법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최소경운 이앙기술은 육묘단계를 생략한 무논 점파재배와 무논 줄뿌리재배에 비해 묘를 육묘해 이앙하기 때문에 관행재배는 물론 직파재배기술의 단점인 제초제의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어 친환경 유기농업에도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소경운 이앙기술은 수확후 가을철에 실시하는 가을갈이인 추심경(쟁기질)과 봄에 실시하는 마른 로타리 및 물을 댄 후에 땅의 균평화를 위한 써레작업을 생략해 대형 농기계인 트랙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무거운 트랙터의 하중으로 논토양의 다져짐을 방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관행농업에서는 대형 트랙터 하중으로 토양 깊이 30㎝ 부근의 심토의 경반층화로 토양의 물빠짐과 통기성을 저해해 탄소포집을 방해하고, 토양 표토는 로타리 작업으로 잘게 부서져 토양의 떼알구조를 파괴해 토양의 물리성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돼 왔다. 최소경운 이앙기술은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적합한 기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미래농업 탄소감축을 위한 협의체가 구성되고 있으며, 정부와 지자체도 탄소감축에 적용할 수 있는 농업기계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 농가에 적용·확산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무경운·최소경운 농법은 직접 작물을 파종·정식해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으로 작물잔재를 남겨 작물의 활착을 돕고, 토양침식 경감, 토양압밀 감소, 인건비와 연료비 절감 등 장점이 많아 미래 탄소감축을 위한 농기계 개발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어서 향후 탄소감축용 농기계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최소경운 이앙기술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으로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이희우 박사는 “경운·로터리·써레질을 생략하기 위한 최소경운 농법은 탄소감축과 맞물려 타작물 생력화 재배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추세이며, 최소경운농법에 따른 기계화, 생력화, 탄소배출 저감, 친환경농업 적용 등 대표적인 융복합 기후변화 적응기술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진 기자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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