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잎담배 수확 기계화
한여름에 작업이 이뤄지는 잎담배 수확은 대표적인 고역작업으로 악명이 높다. 7~8월 무더위에 뙤약볕 아래서 잎을 따야하고, 잎담배에서 내뿜는 농도 짙은 니코틴은 흡연실의 1000배 가까이 높아 어지럼증까지 동반하며, 5~6일 걸리는 열풍건조작업에 지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산에 맞서 국산 잎담배를 지켜내고 있는 농민들의 농작업 해소를 위해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KTGO)는 지난달 27일 전북 김제에서 ‘잎담배 콤바인수확 시연회’를 개최하고 기계화 수확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장성우 KTGO 회장을 통해 국내 잎담배 기계화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잎담배 콤바인 수확기의 기계화 수확모습

40명이 수확하는 작업을 콤바인 하나로 해결

국산 잎담배 재배기피로 수입산 잎담배 시장점유율 높아져 ‘우려’
농가 일손부족·고임금으로 기계화 불가피···KTGO 일관기계화 추진

잎담배 수확의 기계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장성우 엽연초생산협동조합중앙회(KTGO) 회장

▶국내 잎담배 재배 현황
1970년대 잎담배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꼽힐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 재배규모는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KTGO 통계에 따르면 1978면 잎담배 재배면적은 서울시 보다 큰 6만4410㏊에 달했지만 지금은 3380㏊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한 잎담배 재배농민의 수도 1978년 21만5198명에서 2020년에는 2973명으로 72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생산량 또한 13만4349톤에서 1만215톤으로 줄어 수입산 잎담배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재배면적은 물론 재배농민이 줄어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재배과정이 녹록치 않은 고역작업이기 때문이다. 한여름의 불볕더위에 작업을 해야 하고 불통에 쪄야 하는 작업이 고되기 때문에 잎담배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잎담배 농사가 근근이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타 밭작물과 비교해 수입이 평균이상은 되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잎담배 재배농가의 10a당 연평균 순수입은 124만원으로 참깨 65만원, 고랭지배추 138만원, 당근 149만원 등과 비교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최고의 고수익 작물은 아니어도 다른 작물에 비해 KT&G의 계약재배 등을 통해 판로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어서 다른 노지작물과 달리 가격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잎담배 재배에서 가장 고된 작업은 7~8월에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수확작업이다. 보통 5~6회 수확이 진행되며, 한번 수확작업 투입 시에 한 그루당 3~4장의 잎을 수확해야 한다. 흔히 고추 수확처럼 여러 차례 수확을 해야 한다. 잘 익은 잎담배를 따야하기 때문에 기계화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10여년 전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이 유입되며 잎담배 농가의 일손부족이 어느 정도는 해결되었지만 코로나 19 시대를 지나오며 지금은 일당이 13만원~15만원을 줘야하기 때문에 잎담배 수확의 기계화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은 작물이다.

잎담배 수확 후 하역모습

잎담배 로딩기 적재모습

건조기 컨테이너 로딩모습

잎담배 열풍건조기 모습

건조기에 잎담배 컨테이너를 이송하는 모습

5~6일간의 건조 후 출하까지 보관하는 저온저장고

▶수확작업의 기계화 도입추진
KTGO는 잎담배 수확작업의 기계화 추진을 위해 올해 연구 시범사업으로 5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잎담배 콤바인 수확기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잎담배는 잘 여물면 손으로 살짝만 잡아당겨도 “똑”하고 떨어지지만 여물기 전에는 힘껏 잡아당겨도 줄기에 잎이 질기게 달려있기 때문에 이 특성을 이용한 콤바인 수확기의 활용성을 주목했다. 특히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는 외국의 잎담배 농장의 경우에는 대부분 콤바인 기계수확이 이뤄지고 있어 국내실정에 맞는 콤바인 도입을 검토하게 됐다.
이번 ‘잎담배 콤바인수확 시연회’에 선보인 잎담배 콤바인 수확기는 하루에 최대 4㏊를 수확할 수 있는 기종으로 관행수확의 경우에는 하루 10시간 기준 4㏊ 수확에 40명이 투입되기 때문에 비용과 노력면에서 월등한 절감효과가 있다.
잎담배 콤바인 수확기는 중앙의 롤러를 통해 잎담배 그루를 통과하면서 중앙 수직벨트를 통해 잘 익은 잎담배만 선별적으로 수확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전기 유압식 비례제어장치를 통해 수확기의 속도를 낙엽제 및 칼날의 움직임과 동기화해 수확하는 과정에서 손상 없이 부드러운 감촉으로 잎을 따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수확한 잎은 특수 벨트를 통해 컨테이너나 트레일러로 운반되도록 했으며, 젖은 상태에서도 적절한 팬이 균일하게 분배되도록 했다.

▶잎담배 수확의 일관기계화 
잎담배 관행수확의 경우에는 잎담배 수확 후에 묵직한 담뱃잎 수십장을 겹쳐 35~30㎏의 무게가 되도록 가지런히 정돈해 자루에 담아 이송해야 한다. 그리고 건조대에 걸 수 있도록 제작된 금속 틀 Rack에 갓 딴 담배잎 수백장을 고정시켜 건조기에 가득 채운 후에 오일 버너와 열풍건조와 5~6일간 말려 출하하게 된다.
이번 잎담배 콤바인수확 시연회에서는 KTGO 산하 R&D 센터에서 잎담배 콤바인 수확기로 수확한 담배잎을 기계를 이용해 건조기 컨테이너에 옮겨 담고, 건조기에 적재하는 모든 과정을 기계화를 통해 전과정으로 이뤄지는 시연을 선보였다.
콤바인 수확기 시연은 물론 대말림 수확기계시연, 로딩기, 바스켓 건조시연과 참관 잎담배 농가의 시연회 강평을 통해 충분히 국내 잎담배 농가의 일관기계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KTGO는 이번 시연회를 통해 관행재배와 기계화재배의 생산성 비교와 효과분석을 통해 기계화 수확기술의 확대보급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정상진 기자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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