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업기 기술력은 농업생산성 향상의 핵심요소

◆디지털 농업기술의 확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센서 등 지능형 기술이 농업 분야에도 급속히 도입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농작업에 활용되면서 생산성 향상과 노동력 절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정부 역시 스마트 및 디지털 농업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보급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지능형 농작업을 위한 스마트 및 디지털 농업 요소기술에는 농경지, 농작물, 농기계 센싱 등을 통해 필드 맵핑, 처방지도 생성, 빅데이터 분석 등을 수행하는 모니터링 기술, AI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하여 작물의 생육환경에 최적화된 조건 제공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림으로써 저투입, 고효율 농업이 가능하게 하는 처방(솔루션) 기술, 트랙터, 농작업기 등 각종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자율작업, 무선제어 등 실제 농작업을 수행하는 농작업 기술, 수행된 농작업 결과를 기반으로 다음 농번기의 농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처방지도 및 농업경영 등 농업 전반을 분석하는 결과분석 기술 등이 있다.

◆지능형 농작업 기술의 중요성

우리가 생각하는 스마트 및 디지털농업은 대부분 센서로부터 작물, 환경 데이터를 플랫폼으로 받아서 이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것이라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농작업은 복잡하고 높은 정밀도를 요구한다. 특히 정식과 수확작업은 종자와 모의 형상, 수확물의 종류가 다양하여 인력 수준의 섬세한 기술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요소기술 중에서 농작업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농작업이 무인화, 로봇으로 발전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트랙터와 각종 농작업기의 연동과 지능화가 중요한 것이다. 그 예로 경작지와 농작물에 필요한 비료, 농약, 물 등을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공급하는 변량제어기술, 초음파 또는 LiDAR 등을 이용하여 작물의 높이와 지형에 따라 자동으로 작업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센서를 이용하여 종자나 묘를 인식하여 결주율을 줄이는 기술, 카메라를 기반으로 잡초를 인식하여 잡초를 제거하는 기술, 농경지 내 미작업 구획과 중복작업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 일정하게 심어진 농작물은 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하여 수확 시 손실률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지능형 농작업을 수행하는 농기계 중에서 트랙터는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계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센서,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지능형 트랙터가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트랙터는 다양한 농작업기를 부착하여 동력을 공급하고 주행을 담당하지만, 정밀한 작업은 부착되는 농작업기가 주로 담당한다.

농작업기의 기술력은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농작업기는 트랙터와 함께 작동하여 농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농작업기의 기술력이 향상되면 트랙터의 기술력과 시너지 효과를 내어 농업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농작업기의 기술력은 트랙터에 비해 아직 많이 뒤처져 있다. 농작업기는 작물의 수확, 파종, 제초, 경운, 퇴비 살포, 방제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지만, 자율주행, 센서,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이 아직 충분히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농작업기의 기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트랙터와 농작업기의 표준화를 통해 트랙터와 작업기는 통신 기반으로 상호 연동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트랙터는 작업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작업기의 작업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선진 농업국을 중심으로 ISOBUS를 탑재한 작업기에 한해서만 수출입이 가능하도록 인증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지능형 농작업기 개발을 위한 대응전략

따라서 지능형 농작업기 개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지능형 농작업기 산업기반 조성 및 기술지원을 위한 통합 플랫폼의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농기계는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다년간에 걸쳐 설계, 제작, 농가테스트를 통해 제품 개선과 성능을 높여야 하는데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사용 농가들은 비싼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지 못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여전히 내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농작업기나 부품 제조업체의 규모가 열악하고 기술력이 부족하여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체들도 제품 개발을 위해 설계, 제작, 해석, 시험 등 핵심기술 노하우의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말하고 있다.

통합 플랫폼의 형태는 실제 농작업 농기계 상태 및 성능, 농작업 환경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국내외 농작업 필드 구현을 위한 가상물리환경과 가상과 실제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면 각 기업들은 이 가상환경에 접속해서 제품 양산화를 위한 농기계 설계, 구조, 농작업, 조작 편의성 검증, 주행 테스트, ISOBUS 작업제어기 테스트 등을 지원받을 수 있고, 세계각지에서도 가상환경에 접속하여 원격 자율주행, 정비, 교육, 전시, 바이어 상담 등 수출 지원도 가능하다. 해외 현지 토양 환경을 가상에서 구현이 가능하므로 해외 현지시험 인증을 국내에서 대신함으로써 관련 법규 및 규제 대응 인증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조사에 의하면 이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제품 개발 시간과 비용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는데,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의 농작업기에 적용한다면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품 품질 향상과 양산비용 절감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고, 세계선도 농업기계 업체를 추격하여 수출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둘째,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농작업기의 실증과 보급을 위해서는 지방 거점대학의 부속농장 중심으로 실증연구 테스트베드를 구축해야 한다.

지방 거점대학의 부속농장은 농촌 지역의 다양한 작물과 환경을 갖추고 있어, 지능형 농작업기의 연구단계 실증에 적합한 장소이다. 농업 분야의 우수한 연구 인력과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서 다양한 농업 관련 학과와 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능형 농작업기의 개발과 실증에 필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지역 농업과 인근에 위치하고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농촌 지역의 농업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농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지능형 농작업기를 개발하고 신속하게 실증연구를 통하여 지역 농업인들의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함으로써 지능형 농작업기의 보급을 촉진할 수 있다. 현재 구축 중인 대단위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는 농기계의 품질 및 성능시험을 위한 목적과는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 로봇, IoT 등 농작업기의 지능화 적용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첨단 기술은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제한적인 효과만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농업 관련 기관 등이 협업하여 산학연 관련 연구자,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확대하고, 농업 현장에 첨단 기술을 적용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연구자는 지능형 농작업 플랫폼 설계, 정밀농업 기반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 시비, 방제, 정식, 수확 등 농작업기의 최적화, 머신러닝 적용 지능형 농기계, 관련 소프트웨어 운용이나 데이터 및 통신 표준화 등의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산업체는 지능화된 다양한 기종의 검증 안정성 확보, 지능화 농작업기 서비스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농업인은 농작업기의 품목, 기종, 형식 등이 다양한 신제품이나 지능화된 장비에 적응이 필요하고, 농기계임대사업소의 경우 농작업기의 지능화된 정비, 진단에 관한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농작업기 지능화를 위한 전문화된 인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력양성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메타버스나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작물별 농작업 가상 시뮬레이터, 자가진단 정비용 애플리케이션 등 교육장비 및 시스템 개발, 대학, 연구소, 산업체, 농업인, 정비인력 등 통합적으로 농작업의 지능화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교육센터의 설치도 시급하다고 본다.

넷째, 지능형 농작업 기술의 적용에 따른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농작업은 기존의 농업 관행과는 다른 방식으로 농업을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지능화된 기술의 적용에 따른 안전성, 윤리성, 법적 책임 등과 관련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지능형 농작업기는 사람의 안전사고나 농작물의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설계, 제조, 운행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마련하고, 안전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고 작업기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피해 보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모든 당사자들이 공정하게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발, 제조, 운행, 유지 보수 등 각 단계에서의 법적 책임과 규정사항들이 명확하게 정립되어야 한다. 지능형 농작업기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경우에도 인공지능 및 로봇 윤리와 관련된 문제들이 도출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윤리적 문제들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민·관 협력체계의 대응노력 필요

이상과 같이 지능형 농작업기 개발은 농업 생산성 향상, 노동력 절감, 수출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농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 농업인 모두의 노력을 통해 지능형 농작업기 개발을 위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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