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의원>새누리당(충남 홍성.예산)당선: 3선(17대, 19대, 20대)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현 아시아하키연맹 부회장, 대한하키협회 회장현 국회 농림어업/국민식생활발전포럼 상임대표

농기계 임대사업 전면실시에 따른 추가수요 엄청날 것…매출감소 우려는 杞憂

여성농업인 위한 법과 제도 개선필요, 여성친화형 농기계 60%로 확대해야

△ 17대 국회 때부터 농림축산분야 상임위 활동을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농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제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농림축산분야를 총괄하게 될 상임위원회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가 출범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본지는 연속기획으로 농업정책을 감시.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농해수위 소속 국회의원 19인의 의정활동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연속인터뷰를 마련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농림축산분야에 남다른 애정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3선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을 만나 앞으로의 상임위 활동과 농축산기계산업에 대한 소신과 추진계획을 들어봤다.

-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농촌 출신이기 때문에 농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의정활동 기간 중에 잠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때를 빼놓고는 농업분야 상임위 활동에 애착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

내 명함에는 항상 ‘농어촌·농어민이 잘살아야 대한민국 강한 선진국 된다!’라는 글귀가 있다. 농어촌, 농어민, 축산인을 냉정하게 그 역할을 따져본다면 과연 뭐하는 사람들인가. 바로 5000만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분들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지금은 어떤 모습인가. 다들 고령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농업인구의 48%가 60세 이상의 고령인이다. 통상 총 인구 중에서 65세 이상의 인구비율이 7%에서 14% 미만인 경우를 고령화 사회로 보고 있고, 14%에서 20% 미만인 경우를 고령사회, 20% 이상인 경우는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의 자료를 받아 전국 263개 시·군·구의 연도별 고령인구 비율을 조사해 보니 2012년 고령화 미달지역이 9곳이었는데, 지난해에는 모두 고령화에 편입돼 현재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이상의 단계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거기에 더해 그 고령의 농업인들은 대부분 빚을 지고 있다. 생업인 농업으로 인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다들 질병이 몇 가지씩은 된다. 허리, 다리, 팔, 눈, 치아 등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는 분들이다. 그게 우리 농촌·농민들의 자화상이다. 그래서 우리 먹을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그분들을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국가에서, 의회에서, 사회에서 그 분들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고, 그 분들이 잘살 수 있게 만들어줘야 희망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고, 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농촌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농업기계화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농촌의 농업기계화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평소 농업기계화 촉진에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나.

- 농촌이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업인들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면세유 관련법이다. 우리 농어촌 농어민들이 한해 2조116억원의 면세유를 쓰고 있다. 대한민국 단일 법안 중에서 그렇게 예산규모가 큰 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면세유 혜택이 없으면 농민들은 당장 겨울철 비닐하우스나 축사시설 난방비를 감당 못해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 

홍문표 의원실에서 지난해 제작한 전국시군구 고령인지도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이 농기계임대 관련법이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다양한 농기계가 필요한데 그걸 농업인이 다 구입해서 농사를 지어야 한다면 과연 감당할 농민이 몇이나 있겠나? 모를 심기 위해 1600만원 하는 이앙기를 샀다가 1주일 모심고 창고에 넣어뒀다가 다음해에 꺼내 쓰는 관행농법상 그걸 구입한 농업인은 1년 열두달 이자를 내야 하는데, 그로 인해 농민이 빚을 지는 것이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만 근근이 갚아나가는 형편인데, 그러다가 연체이자가 늘어나고 복리로 뛰어 나중에는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게 된다. 결국 농민은 대대로 빚을 지고 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고리를 끊는 방법이 농기계를 임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농기계 임대사업이 확대되면 농기계를 직접 구입하는 농업인이 줄어들어 생산업체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염려를 하는 것이다.

경제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농업인이 농기계를 구입하는 비율은 한정돼 있다. 농기계 임대사업이 활성화 되면 당장 3, 4년은 농업인의 농기계 구입이 줄어들겠지만, 임대사업 전면실시에 따른 추가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에 농업인이 통상 구입하는 비율보다 훨씬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적극적인 농기계 수출촉진을 통해 농기계 생산업체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농사를 짓는 인구는 여성이 더 많다. 남성위주의 정책적 구조에서 벗어나 여성농업인에 대한 정책대안이 필요하다. 여성농업인에 대한 법적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농촌부부가 부락에서 경운기를 타고 일보러 가다가 사고가 나면 농협 조합원으로 등록된 남편만 농협에서 지원하는 농업인안전공제 피보험자 혜택을 받고 아내는 받지 못한다. 결국 농업경영체 등록이 되어 있는 남편만 법적보호를 받고 여성은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법적 사각지대에 놓이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보호육성법이 마련돼 여성도 사고나 나면 남성과 똑같이 법적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남성보다 신체적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 여성농업인은 더욱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농사에 종사하는 여성이 더 많음에도 농기계가 남성위주로 만들어져 있어 여성농업인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여성친화적인 농기계가 많아져야 한다. 기종에 따라서는 60% 가까이를 여성친화형의 농기계로 만들어져야 여성농업인도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 FTA 확대 등으로 축산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어떤 대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 축산은 농촌에서 현금하고 똑같은 의미다. 그만큼 경영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료다. 경영비의 50~60%가 사료비용이다. 그런데 우리가 가축에게 먹이고 있는 사료의 84%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 축산이 국제경쟁력이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미 개방화 시대를 살고 있는데 축산물 수출은 고사하고 국민의 애국심에 의지해 우리 축산물만을 소비하라고 국민에게 비싼 비용을 떠넘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결국 사료문제를 자급자족하는 정책적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휴경지 논을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이모작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쌀은 우리나라의 기후특성상 1년에 한번만 수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쌀전업농이 큰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이유가 1년에 농사를 한번만 짓기 때문이다. 벼를 베고 난 다음에 조사료를 심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생육기간이 25~27일인 조사료 품종도 개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중북부지역은 기온이 낮아 2모작이 아직 어려운 형편이지만 남부지역과 중남부지역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나 자운영 등 우리기후에 적합한 조사료 재배가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활성화 하기 위해 이미 밭농업 고정직접지불금 제도를 통해 조사료 재배농가에는 ㏊당 40만원을 정부에서 보조지원을 해주고 있다. 
오히려 쌀생산 농가에 비해 수입이 괜찮기 때문에 적극 고려해 보기를 권한다.

홍문표 의원실에 걸려있는 ‘농어촌 농어민(축산) 잘살아야 대한민국 강한 선진국 된다!’ 슬로건

“농축산기계 산업분야 활성화 위한 정책토론회 추진할 터!”

축산농가의 두 번째 고민은 가축질병 문제다. 구제역,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휩쓸고 지나가면 몇 백억씩 땅에 묻고 보상해주는데도 매년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해외여행이 자유롭고 철새의 이동이 빈번하기 때문에 완벽차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백신개발뿐이 없다. 현재 우리 기술로는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 백신을 외국에서 수입해다 써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국가정책지원을 통해서라도 자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다음으로 민원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는 가축분뇨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의 문제다. 가축분뇨 처리문제는 상수원 보호나 가축질병 등과 맞물려 매우 민감한 환경문제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축분뇨를 자원화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축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농산물이나 축산물이나 마찬가지지만 생산자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오는데 보통 5단계를 거친다. 결국 여러 유통단계를 거치면서 판매가격의 25~30% 가량이 중간도매상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직거래 장터, 사이버 장터 등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할 수 있는 정책마련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 기후변화와 시장개방 등 우리농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우리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은.

- 기후변화나 FTA 확대 등으로 앞으로 농촌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1년 농사 잘 지어놨는데 가을에 태풍이 와서 싹 쓸고 지나간다면 불안해서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나? 그래서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농작물재해보험 같은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현행 제도에는 농가부담 보험료의 50%를 중앙정부에서, 30%를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농민은 20%를 자부담하고 있는데 좀 더 현실화해서 자부담 비율을 10% 정도로 낮춰줘야 한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활성화되면 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더라도 생산액의 70~80%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농가소득의 안전망 노릇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국가이다. 세계적으로 부존자원하면 첫째가 석유고, 둘째가 물, 셋째로 산(나무)을 꼽는다. 우리나라는 석유와는 거리가 멀고, 물도 충분치 않아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 국토의 64%가 산이기 때문에 세계 15대 산림강국에 들어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그 넓은 산에 쓸 만한 나무가 없어 연간수요의 84%를 수입하고 있다. 산은 있어도 제대로 된 나무가 없다. 결론적으로 천혜의 자원인 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 산림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미래농업은 산림에서 해법 찾아야…林道개설, 수종갱신 선결해야

축산경쟁력 확보는 사료 자급자족에서…이모작 확대 추진해야

그 가장 큰 이유는 임도가 없기 때문이다. 산에 불이 난다거나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임도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하다. 그래야 산불을 끌 수 있고 목재도 실어 나를 수 있다. 
핀란드는 전 임야의 450고지까지 전부 산불진화용 물탱크가 적정장소에 비치돼 있어 산불이 나면 소방차가 올라가 호스만 꼽으면 된다. 하지만 임도를 낸다는 것은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래서 정부도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정부가 나서서 꼭 해야 할 일이다.

그 다음은 산림의 수종갱신이다. 우리나라보다 소득이 높은 핀란드는 국가소득의 3분의 1을 목재수출을 통해 먹고산다. 지역마다 미국·러시아·일본 등 각국이 선호하는 나무들을 다 심어 놨다. 수입상들이 와서 손으로 선택만 하면 바로 벌목해서 운송까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도 토질조사, 기후조사, 우량(雨量)조사를 해서 산림지도를 만들어야 한다. 맞춤형 산림지도를 만들어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켜야 대한민국이 산림국가가 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산림강국이 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리나라는 석유도 없고 물도 없지만, 산은 많으니 앞으로 산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 끝으로 농축산기계산업 분야에는 1000여개의 영세한 농기계, 축산기자재 생산업체들이 우리 농축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은 있나?

- 농기계, 축산기자재, 임업기계 등 1000여개의 생산업체와 대리점, 농협수리센터, 시군기술센터 등 2000여개 사업장의 직접종사자만 따져도 3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과 후방산업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어림잡아 12만명이 농축산기계산업으로 먹고산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문제는 사업체가 영세하기 때문에 품질개발이나 기술력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을 위한 정책적 지원은 스스로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산업특성에 따른 금융지원 등이 뒤따르는 것이 합리적이겠지만 타 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겠다. 

우리 농축산업이 그래도 지금의 규모와 생산성을 갖춘 배경에는 농축산기계산업 분야의 헌신적인 기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농축산기계신문에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전문적인 정책마련에 앞장서준 점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조만간 이와 관련해 정책토론회 등 해법마련을 위해 힘써 보겠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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