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국내 농기계업체들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현지 농민 및 베트남 대기업과 협력해야 한다는 베트남 업계의 제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베트남 농기계 제조업체 및 투자개발회 사 등에 따르면 한국기업이 베트남 농업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베트 남 농민과 직접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대부분의 베트남 농민들은 아직 농기계를 구매할 만한 구매력이 부족하며, 농기계 작동 및 관리에 대한 지식도 부 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농작물 수확 후 가공, 유통 단계에서 현지 유통업체들과 연결고리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업들이 베트남 농업부문에 투자·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빈그룹(Vin Group) 등 베 트남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이테크(hitech) 농업부문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농경지 확보를 통해 농작물 생산부터 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협력한다면 한국 농기계의 현지 보급을 위한 좋은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베트남 농기계 시장은 특히 수입산 제 품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산은 트랙터만 선전하고 있을 뿐 점유율 면에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베트남 정부 고시 ‘Decision 1342/ QD-TTg’에 따르면 베트남산 농기계 시 장 점유율은 약 20%에 불과하며 나머지 80%는 수입산 제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가는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등이며, 외국계 회사들은 현지 대리점 확장 및 판매 지원금 제공 등을 통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저렴한 가격, 국경무역의 이점(통관 절차 간소, 물류비 절감 등) 등을 활용해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ITC 통계(2014년 기준)를 바탕으로 농 기계 품목별로 보면 수확 및 탈곡용 기기 (HS Code 8433류)는 베트남 농기계 수 입액 중 약 34%를 차지했으며, 주로 중국 (44%)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제품 비중은 약 1.4%에 불과했다. 종자· 곡물·건조한 채두류의 세정기·분류기·선별 기(8437류) 역시 중국산 제품이 전체 수입시장의 약 83%를 차지했으며, 트랙터 (8701류) 역시 중국제품 비중(56.6%)이 높 았고 한국(19.2%), 일본(9.5%) 등이 뒤를 이었다.

주요 선호 브랜드는 Lion(중 국), Kubota(일본), Yanmar(일본), DaeDong(한국) 등이 꼽혔으며 대동 제품의 경우 연비가 좋고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일본산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지 농민들이 농기계 구매시 가장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로 예비부품 접근성을 꼽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베트남 업체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농기계 품질, 예비부품 비 용과 부품조달 용이성, A/S 서비스 등도 중요 고려요소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진출 을 희망하는 업체들은 구매선호도 등을 파악하고 현지농민·대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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