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생산조정제 도입…대북 쌀 지원정책 추진 병행해야”

“정부부처내 축산진흥정책과 수의방역 업무 분리 필요”

제20대 국회개원과 함께 농림축산분 야를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위원회가 출범했고 문재인정부의 출범으로 이제부터는 기존정책과 함께 새로운 정책들을 검토하고 심의해야 한다. 본지는 농식품위 출범 초기부터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연속인터뷰를 진행해 왔고 이번 호를 끝으로 ‘연속기획 인터뷰’를 매듭짓고자 한다. 마지막 순서로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시 을)을 만나 앞으로의 의정활동, 농업 및 농축산 기계산업에 대한 소신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 김영춘 의원(위원장, 부산진구갑) ■ 김태흠 의원(간사, 충남 보령․서천) ■  이개호 의원(간사,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  황주홍 의원(간사,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 권석창 의원(위원, 충북 제천․단양) ■ 김성찬 의원(위원, 경남 창원․진해) ■  안상수 의원(위원, 인천 중구․동구․강화․옹진) ■ 이군현 의원(위원, 경남 통영․고성) ■ 이만희 의원(위원, 경북 영천․청도) ■ 이양수 의원(위원, 강원 속초․고성․양양) ■ 이완영 의원(위원, 경북 고령․성주․칠곡) ■ 홍문표 의원(위원, 충남 홍성․예산) ■ 김철민 의원(위원, 경기 안산 상록을) ● 김한정 의원(위원, 경기 남양주시을) ■ 김현권 의원(위원, 비례대표) ■ 박완주 의원(위원, 충남 천안을) ■ 위성곤 의원(위원, 제주 서귀포) ■ 김종회 의원(위원, 전북 김제․부안) ■ 정인화 의원(위원, 전남 광양․곡성․구례)

<김한정 의원 약력>

■ 소속정당: 더불어민주당 ■ 당선 : 초선

■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부대표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 전) 국회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 ■ 전) 대통령비서실(김대중 정부) 제1부속실장 ■  전)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전략본부 부본부장

△상임위 관련 법안 중 첫 번째로 대표발의 한 ‘농 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안’의 발의취지가 궁금하다.

-현재 우리 농업 농촌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농촌의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고, 우리 농민들이 순수하게 농업생산으로 벌어들이는 연간소 득은 1126만원(2015년 기준)으로 월평균 94만원 에 불과하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고 있다. 도시 소득 대비 농가소득도 2005년 78% 선에서 2015 년 65%로 하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어업협동 조합은 귀농·귀어인들의 안정적 정착과 농어업 경쟁 력 강화, 농어촌지역 문제점 해소를 위한 하나의 대 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그 숫자도 1천여 개를 넘어서 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농 어업협동조합은 똑같은 농어민으로 조합원이 구성되고 똑같은 사업을 한다고 해도 ‘농어업경영체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선 농어업 경영체로 인정 을 안해주고 있다 보니 공동생산에 필요한 농지를 소유하지 못한다거나 농어업관련 정책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거나 조세특례를 통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불평등 문제가 발생하는 등 협동조합이 농 어업·농어촌에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농어업 협동조합은 귀농·귀촌인이 해당지역의 협동조합에 출자해 조합원이자 주민으로 마을에 안정적으로 정 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고, 농촌지역의 비 농업인구와 농업인구가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초석이 될 수 있으며, 농업의 6차산업화 추진에 있 어서도 생산자인 농업인과 농촌주민, 수요자인 도 시민들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현재 침체되고 낙후돼 있는 농업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개정안을 발의했다.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했는 데, 그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특히 우리 국민들 의 주식인 쌀 산업은 쌀값폭락 등으로 인해 그 기 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쌀값은 20년 전으로 떨어 졌고 정부의 쌀 재고량도 적정량의 3배 수준에 달 할 정도로 심각하다. 실제 5월 5일 기준 산지쌀값 은 80kg 한 가마에 12만7280원으로 1년 전 14만 4052원보다 12%나 폭락했고, 쌀 재고량도 통계작 성 이래 역대 최고치인 351만톤(정부 233만톤, 민 간 118만톤)이 창고에 방치돼 있다. 날이 갈수록 우 리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는 이유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10년을 기준으로 볼 때, 벼 재배면적 은 연평균 2.2% 줄어드는 반면 쌀 소비량은 연평균 2.6%씩 감소해 구조적으로 생산이 과잉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의 쌀값폭락을 막기 위해서는 우 선적으로 쌀생산조정제를 도입해 쌀 공급과잉 문제 를 해결해야 한다. 초과공급 문제를 시장에만 맡겨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은 만큼 쌀 생산농가가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생산 조정제 등을 시행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또 351만톤에 달하는 쌀 재고문제 를 해결하지 않고는 쌀값폭락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남는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대북 쌀 지원정책 추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대북 쌀 지원은 단순히 재 고 쌀을 소진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 대북 쌀 지원 은 쌀값안정을 통한 우리 농민들의 소득 증대, 쌀값 안정에 따른 변동직불금 예산지출 억제, 매년 수 천 억원에 달하는 쌀 보관비용 절감 효과 이외에도 북한주민 구호,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동북아 화해 분위기 조성, 차관형태의 지원을 통한 남북경 제공동협력 추진, 통일비용 절감 등 우리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이점들이 있다. 아울러 쌀산업을 육성·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쌀을 원료로 하는 막걸리와 특산주, 쌀국수 등 쌀 가공산업 육성 과 쌀 소비확대, 지역 특산주의 주세 대폭인하, 소규 모 양조장 지원강화 등 쌀 소비확대를 위한 대책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농업정책과 더불어민주당 대선공약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AI가 거의 매년 반복되며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원인과 근본대책은 무엇인가

-사상 최악의 AI로 지금까지 매몰된 닭과 오리 는 3700만 마리를 넘어섰고 구제역으로 17만 마리 가 살처분됐다. 이번 사태로 농가피해뿐만 아니라 유통업과 음식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가축전염병 에 따른 피해는 가축 살처분 및 매몰처리 비용, 소 독비용 등 방역비용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뿐만 아 니라 방역을 위한 이동통제에 따른 지역사회의 경 제적 피해, 관련 농축산품의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 간접적인 피해도 크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과 발생 시 강력한 초동방역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그러나 최악의 AI 사태에서도 나타났듯이 정 부는 가축전염병 예방 및 방역을 위해 지속적인 대 책을 수립·시행하고 AI와 구제역 발생이후 긴급행 동지침(SOP)에 따라 방역에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초동방역 실패,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응 체계 미흡, 구제역 백신 수급부족 등 복합적인 문제점들이 또다시 발생했다.

방역여건 악화와 지속적 인 가축전염병 발생에도 불구하고 방역대책이나 일 부농가의 방역의식은 아직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여러 분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가축 질병에 대한 선진적 예찰체계 마련, 가축시설 현대 화, 축산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 현실화 및 지 방자치단체에 대한 방역예산 지원확대, 가축방역관 처우개선 및 방역인력 확보, 한국형 백신개발 등이 필요하며, 특히 가축전염병의 책임있는 방역행 정을 위해 정부 부처 내 축산진흥정책과 수의방역 업무를 엄격하게 분리, 가축전염병을 축산농가로부 터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AI 사태를 키운 또 하나의 문제점이 밀집식 사육에 기인한 만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가축사육 환경 및 시설개선 역시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농산물의 판매·유통 활성화를 위한 방안 이 있다면

-학교 무상급식 시대를 맞아 현재 친환경 학교급식은 전체학교의 85%에 해당하는 9970개 학교 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친환경농산물은 전체 생산 량의 31.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학교급식은 매일 6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하루 한 끼를 해결하 고 있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도 2015년에만 5조 6000억원으로 농식품부 예산의 40%에 가까운 금 액이다. 그러나 친환경 농업은 2009년을 정점으로 2015년에는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12 년 약 3조원에 달했던 유통규모도 2015년에는 2조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친환경농업이 크게 침체되고 있는 이유는 농식품부가 2016년부터 저농약농산물의 인증을 완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2010년부터 신규인증을 불허함에 따라 저농약농 산물 생산이 크게 줄어든 데다 부실인증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도 저하, 불경기로 인한 소비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식재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으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저급 수입농산물, 가공식품 등이 학교 급식재료로 사용되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저급의 수입농산물은 우리 농산물의 판로를 잠식해 대내외 많은 어려움 을 겪고 있는 농가의 경영악화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친환 경 식재료를 조달할 수 있는 공공체계를 구축해 사전감시와 감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전국 6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교급식 지원센터를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하며, 지자체가 아닌 국가차원의 관리감독과 지원도 필요하다. 또 현재 학교급식은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값싼 원료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정부예산이 보다 확대 지원될 필요가 있다.

△농기계임대사업 문제점 및 개선방안이 있다면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은 전 국 142개 시·군에 총 410개소가 설치·운영 중에 있 다. 지자체에서 각각의 사업소를 운영해 농민들에게 농기계를 임대해 주고 있는데 낮은 임대료와 운영비용 증가는 지자체의 신규 재투자 제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기계 임대수수료는 지자체별로도 상이하다. 지역주민의 투표로 뽑힌 지자체장의 선 심성사업으로 인해 농기계 임대수수료가 전반적으로 하향화되었기 때문이다. 또 임대수요가 많지 않은 농기계를 구입해 농기계 이용률 저하를 초래하고 있으며, 노후농기계를 보유하고 있어 농기계 임대사업의 효율성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기계임대 사업 평가 및 컨설팅지원’을 통해 적정 임대료를 받도록 유도하고 임대농기계 구입시 반드시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구입계획에 반영토록 의무화하는 한편, 농기계 임대사 업소의 지속 추진을 위해 노후농기계 교체예산 지 원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한편, 임대사업소의 적정 운영인력 확보가 미흡해 농기계 정비 및 대여 관련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농민들이 큰 불 편을 느끼고 있는데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산업기능요원 등을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현재 계란 한판에 1만원을 넘어선 지역도 있을 정도로 계란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불투명한 유통 구조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소비자 한 사람이 연평균 300여개의 계 란을 소비할 정도로 계란은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식품이다. 그럼에도 산란계 농장에서 출하 된 계란은 여전히 영세 수집상에 의한 낙후된 방식 으로 이뤄지는 후진적 구조를 안고 있다. 비단 계란 뿐만이 아니라 농축산물 유통과정은 농가→생산자 단체→산지유통인→도매시장 법인→중도매인→소 매업체→소비자 등 5~7단계로 복잡하다. 그렇다보 니 소비자가 체감하는 국내 농축산물 물가는 농가 판매가보다 중간 유통과정 이윤과 직·간접비의 영향 이 매우 크다.

현재 우리나라 농축산물은 도매시장 과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주로 유통되고 있고, 농협 판매와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나가기 위해 서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축소해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로컬푸드는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 농가소득을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우리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장점 을 가지고 있다.

제 지역구인 남양주시 진접에도 지 난해 진접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개장해 운영되 고 있다. 177개 농가가 참여하고 800여 품목의 지 역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는데 6개월이라는 짧은 기 간에도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정도로 생산 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로컬푸 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농산물을 구비하지 못하는 한계 역시 가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일부 로컬푸드 직매장은 원거리 농산물이나 수입농산물 을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로컬푸드와 같은 직거래 장터가 국민에게 정착하려면 신선하고 저렴한 지역 농산물이 지역민의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보다 체 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취급 농산물의 다양 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역농산물에 대한 홍 보는 어떻게 강화해 나갈지 정부의 정책적지원 역시 필요하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큰 역할 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동물복지를 위해서 애쓰시던 분들의 그간의 노 력이 축적된 성과라고 생각한다. 법안소위에서 이 견이 없진 않았지만 원만하게 합의가 됐고 법안이 통과된 것은 20대 국회의 성숙한 면을 보여주는 하 나의 사례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시민사회 활동가, 국회에서의 입법 활동이 맞아 떨어져서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은 현행신고제인 동물생산업을 허가 제로 전환해 강제적인 임신 등 비윤리적 행태가 자행되고 동물학대의 온상이었던 강아지공장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동물학대자에 대한 벌칙도 ‘2년이 하 징역, 2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했고, 지자체 장의 동물보호센터 설치운영 근거도 마련했다.

△우리나라 동물복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 동물보호는 현재 우리의 과제고, 동물복지는 세계적인 추세다. 동물보호법 제1조에는 ‘동물복 지’를 입법취지로 명기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동 물보호법’이 아닌 ‘동물복지법’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목적이자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정책적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농식품위 위원으로서 농업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계획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농어업·농어촌 7대 정책’을 발표하고 가장 먼저 국가농정의 기본 틀부 터 바꾸겠다고 밝혔다. 직접 농업을 챙기겠다고 약속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선 정책공약집을 통 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농정, 쌀농업 육성, 농가소 득 증대, 농어촌 복지실현, 여성농업인의 지위향상 등을 제시했다. 농업농촌 발전과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이 공약들이 반드시 지켜져 우리 농민들이 대한민국 농업에 희망을 갖고 농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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