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주위만류 불구 기술연구소 설립…중형베일러 자체개발
중국에 조사료 생산장비 컨설팅 제공…하반기 신규제품 6종 출시

벼베기가 끝난 가을 논에 나이 지긋한 농부들이 논 구석구석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사각볏짚단을 옮기고 있었다. 추수가 끝나고 남겨진 것들, 버려도 좋을 것처럼 보이는 것들을 위해서조차 고령의 촌부들은 평생 그렇게 살아왔듯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명성 이인현 대표 눈에 비친 이 농촌풍경은 우리 땅에 적합한 중형베일러를 우리의 기술력으로 개발하겠다는 영감을 줬다. 유럽, 인도, 일본, 중국까지 수출되고 있는 명성의 중형베일러. 그 기계는 농부의 고충을 이해하는 깊고 따뜻한 마음이 흐르기 때문에 이처럼 역동적인 것이 아닐까. 

(주)명성 이인현 대표

◇명성, 중형베일러 일본 역수출 쾌거

‘볏짚단 고된작업’에 동화된 이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 농기계 경험이 풍부한 인재들을 모집해 2007년 부설 기술연구소를 설립, 중형베일러 개발에 착수했다. 
명성의 20여년의 경험과 기술력은 중형베일러의 형태를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2008년 9월 마침내 RF100이라는 제품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사각베일러에서 원형베일러로 교체하고 싶어했던 고객들은 ‘명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지만 보완할 점들이 있었고, 전직원들은 밤샘작업을 하면서 이 수요들에 대응하며 고된 시기를 넘겼다. 명성 직원들은 품질보다 서비스에 만족하고 보완된 제품을 기다리며 사용해 온 고객들이 있기에 오늘날의 중형베일러가 나올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명성의 중형베일러는 이후 계속 진화해 지금의 RB1100DF 모델이 탄생했다. 명성은 이 제품으로 국내서 일본 스타제품과 타카끼타 제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2011년 일본에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인현 대표는 “일본에 수출하려면 90여가지에 달하는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처럼 신규기업 진출이 어려운 시장에 명성이라는 상표를 붙이고 수출하는 것은 그만큼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입판매社서 ‘베일러’ 생산으로 성공신화 일궈…日 역수출로 시장점유율 확대

이한범 이사, 해외사업부 맡으며 수출 탄력…핀란드 ELHO, 현지적응 테스트 중

명성의 중형베일러는 혹독한 국내 작업환경에서 테스트가 이뤄졌기에 내구성이 뛰어나고 드롭플로워, 약품통, 광폭타이어, 일체형오거, 2점굴절장치 등 다양한 옵션이 갖춰져 있다. 와일드하면서 스마트한 옵션을 추구하는 국내고객의 성향이 정확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부품을 공급받기 쉽고 가격도 저렴해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성은 1982년 트랙터, 베일러, TMR배합기 등 농축산기계들을 수입해 판매하는 평택농기계로 출발했고 1995년 법인을 설립한 뒤 독자기술개발 및 제조기술로 ‘2008년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2010년 경영혁신형 중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명성의 매출 일정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것이 이런 결과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요 제품들 수출 탄력…하반기 6종 신규 출시 

2011년 이한범 이사가 해외사업부를 맡으면서 수출폭이 넓어졌다. 인도 뉴델리 전시회에 제품을 공급했고 세계적인 랩피복기 생산회사인 핀란드 ELHO는 유럽시장에 판매하기 위해 명성제품을 구매해 유럽현지 적응 테스트를 하고 있다. 터키회사도 현지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제품을 구매했다. 명성의 중형베일러는 유럽의 CE인증 품질테스트를 통과했고 기존 일본시장에서는 꾸준히 주문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형베일러 RB1100DF가 일본 수출을 위해 컨테이너에 실린 모습.

명성의 중형베일러 COMBIPRO2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명성의 제품은 우선 중형베일러 2기종[RB1100DF/COMBIPRO2]이 있다. 베일의 사이즈가 기존대비 10cm 커졌고 보다 많은 양의 작물을 고압축 성형하면 단위면적당 생산베일 개수가 줄면서 네트와 랩같은 소모품 사용이 감소해 작업시간과 함께 베일(조사료)생산단가를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RB1100DF의 편의사양으로는 중앙집중식 그리스시스템, 픽업부 보조바퀴 등이 있고, 독일 베카사의 급유시스템을 채택하고 메인 기어박스를 유럽 우수제품으로 장착해 장시간 사용해도 최적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COMBIPRO2의 경우 랩핑부는 50rpm으로 초고속을 자랑하고 편의사항 외에 무선후방카메라, 한글지원 컬러모니터 등이 추가로 적용됐다. 랩피복기 Proliner1500은 완전자동 초고속 작업과 자동베일세움 기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랩핑암 구동부가 고강도 체인방식(16B)으로 최대 50rpm작업 이 가능하다. 

풀체인지 대형베일러 FB3135 Plus도 주목받는 제품이다. 베일이 완성되면 자동으로 뒷문이 열리고 트랙터에 앉아서 유압레버 조작없이 베일을 생산할 수 있다. 5열구조 픽업 스프링과 일체형 오거가 국내 베일러 중 최고 속도로 작물을 유입한다고 명성측은 설명했다. 

명성은 상반기에 12종의 신제품을 출시했고 하반기에 6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시장 공략 주력...300만달러 수출 목표 

명성의 최대관심사는 중국시장이다. 사각베일러에서 원형베일러로 교체하는 수요와 신규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명성은 이미 흑룡강성 하얼빈, 산동성 제남, 상해, 광둥성 광저우 등 다양한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했다. 산동성 제남전시회에서는 참관객에게 제품과 동영상을 홍보했고 산둥성 소재 비유한 회사와 MOU를 체결해 전시회 출품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명성은 산동의 파트너와 MOU를 체결해 중형베일러를 중국농기계보조목록에 등록했다. 흑룡강성에서는 영하 30도가 넘는 체감온도 속에서 경쟁사가 매서운 날씨로 베일작업을 포기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직접 현장에 방문해 직원들과 도전한 끝에 작업에 성공, 파트너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명성은 또한 조사료 생산장비에 대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축산작업기분야 개발경험이 풍부한 한상배 이사를 기술연구소에 영입, 국내 및 중국시장을 겨냥한 대형베일러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합형다목적 조사료수확기 등 다양한 신제품도 개발이 완료돼 필드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주)명성이 지난해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인현 대표는 “지난해 수출 150만달러에 이어 올해에는 300만달러를 목표로 수출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수출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내수시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존망이 위태로운 국내 농기계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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