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 이슈]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농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코로나19 여파 및 대선정국의 영향으로 감사이슈가 크게 주목받지 못해 부실감사 논란까지 지적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감사가 진행되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주목을 받은 지적사항들에 대해 소관기관별로 이슈들을 묶어 봤다.

“밭농업기계화율 제고 위해 민간기업 인센티브 유인책 필요”

신재생에너지·밭농업기계화·농기계교통사고·농기계검정·농기계은행사업 등도

지난 5일부터 20일까지 농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사진은 8일 진행된 농촌진흥청에 대한 국정감사 모습.<사진제공=국회사무처 공보담당관실>

◇ 농식품부

△ 이개호 의원: 정부의 스마트팜 추진과정에서 우리나라 농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세농과 노지농업 소외현상이 심각해 소규모 농가를 위한 ‘중소형 스마트팜 사업확대’가 필요하다. 2021~2024년까지 1680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팜 다부처 혁신기술개발’ 과제 48개 중 소규모농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는 3건에 불과하다. 방향성으로 봤을 때 스마트팜 및 디지털 연구개발사업 추진을 통한 우리농촌 고도화는 필요한 사항이지만 우리 농촌 현실을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 이원택 의원: 농식품부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28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주력했지만 지열난방 보급률은 1.5%에 불과하고 목재팰릿은 3.4% 수준으로 매우 저조하다. 우리나라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력공급체계를 화석연료 발전중심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하는 만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 농촌진흥청

△ 최인호 의원: 농진청이 최근 5년간 285억원이 넘는 국가예산을 투입해 79종을 개발했지만 절반(55.7%)이 넘는 44종은 보급실적이 50대 이하에 그쳤으며, 그 중 4종은 보급실적이 전무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밭농업기계화율은 61.9%에 머물러 있어 2021년 밭농업기계화율 정책목표치 7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닌 현장 맞춤형 농기계가 보급될 수 있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 이만희 의원: 지난해 농진청이 수행한 1643건의 연구과제 중 밭농업기계화 관련 연구는 12건으로 0.7%에 불과하고, 농진청 R&D 예산 3조4553억원 중 밭농업기계화 예산은 218억원으로 연평균 0.6% 정도다. 또한 5년간 농진청이 개발한 농기계 36종의 현재까지 보급은 3973대로 국내 밭농업 농가수 약 86만호인 것을 감안하면 4000농가당 1대꼴로 보급돼 투자대비 효율성이 극히 저조하다. 내년부터라도 밭농업기계화율을 확실히 제고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 이개호 의원: 밭농업기계화율은 61.9%에 불과하고, 일손이 많이 필요한 파종·정식은 12%에 불과해 고령농업인들의 밭농업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농민들의 선택이 기계화작업이 진전된 품목으로 집중되면 선택을 받지 못한 품목의 재배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민간 농기계 기업이 밭작물 관련 소형농기계를 개발·보급할 경우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유인책을 마련하고, 농진청을 중심으로 밭작물 관련 소형농기계 연구개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 김승남 의원: 논농업과 밭농업의 기계화율 차이는 경지정비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가의 차이다. 오랜 기간 밭농업 기계화율 제고에 막대한 예산과 연구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밭기반정비가 선행되지 않고는 밭농업기계화율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밭기반정비가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농식품부와 함께 대응해야 한다.

△ 이원택 의원: 2020년도 농기계 교통사고 치사율은 13.35%로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 1.46%의 9.1배에 이른다. 농진청이 시행하고 있는 농기계 안전교육은 매년 3만~4만명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안전교육 규모를 급격히 축소하고 있다. 농기계 안전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 서삼석 의원: 지난해 농업인안전보험 재해율은 6.0%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재해율 0.6%와 비교해 10배나 높다. 그러나 농업인안전보건센터 지정운영사업은 내년 예산 16억원 중 6억원만 반영된 상황이다. 특히 농업인안전재해 예방업무를 수행하는 농진청 담당조직은 24년 10월까지 운영되는 임시조직에 불과하다. 또한 안전재해관리 기술개발연구사업은 내년 예산 20억원 중 8억만 확보된 실정이다. 전담부서 신설과 내년도 관련 예산확보가 절실하다.

◇ 농업기술실용화재단

△ 주철현 의원: 분석·검정장비의 노후화율이 심각해 개선이 요구된다. 재단이 보유한 508점의 장비 중 32%인 162점이 내용연수 10년을 초과했다. 내용연수를 초과하고도 5년을 경과한 장비도 51점(9%)이며, 1993년 구입해 28년이 지난 ‘분석저울’과 1996년 구입해 25년이 지난 ‘견인시험장치 동력계 제어장치’는 여전히 운용중이다. 반면 재단이 수행하는 분석·검정 건수는 2016년 6만918건에서 지난해 8만1865건으로 34%가 늘었다. 장비교체를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예산확보에 나서야 한다.

◇ 농협중앙회

△ 이만희 의원: 농기계은행의 농작업 대행사업이 벼농사 위주로만 추진되어 왔다. 매년 무이자자금 1조1000억원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마련된 2019년 예산 160억원 중 밭농작업 대행에는 단 1억원(0.6%)만 투입됐으며, 2020년에는 116억원 중 5억원(4.3%)만 지원됐다. 면적별로는 벼 농작업 대행의 경우 전체면적(82만㏊) 대비 2019년에는 31.4%(22만9000㏊), 2020년에는 32.9%(23만9000㏊)에 대해 지원이 이뤄졌으나 밭농작업 대행은 밭 전체면적(74만㏊) 대비 2019년에는 5.8%(4만4000㏊), 2020년에는 9.8%(7만3000㏊)에 불과하다. 농협의 존립기반인 농촌과 농업인을 유지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밭농업 분야에 대한 체계적이고 확대된 예산편성이 필요하다.

△ 김승남 의원: 국내산 조사료 자급률은 2013년 77.9%, 2020년 81.4%로 정체되고 있다. 수치상으로 국내산 조사료 비중이 높은 이유는 현재 수입되는 조사료에 저율관세할당만 수입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FTA 수입시장 개방절차에 따라 캐다다('24년), 미국('26년), 호주('28년) 등의 조사료가 수입되면 국내산 조사료보다 품질이 월등하기 때문에 수입상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 선제적으로 양질 조사료 생산기반 마련에 힘써야 한다.

김은지 기자  stylett77@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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