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탄소중립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농기계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미 배기가스 규제를 통한 수출입 제한을 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동력원의 농기계만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농기계 연구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2026년까지 국책사업으로 300억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의 배기가스 제로인 ‘친환경 수소트랙터’를 개발해 상용화하기로 하고, 충남대학교를 비롯한 19개 기관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해 R&D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세계 친환경 트랙터 개발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친환경 수소트랙터 개발의 총괄책임자인 김용주 충남대학교 교수를 통해 개발 진행상황 및 향후 기대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우리 기술이 First-Mover로 도약하는 기회”

세계 각국 수소트랙터 개발경쟁 치열···한국도 기반기술 앞서 있어 유리
2026년까지 300억원 투입 유인·무인 상용화···19개 기관 컨소시엄 참여

△친환경 트랙터 개발을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트랙터 개발 동향은.
=다국적기업인 New Holland가 2021년 독일 하노버전시회에 H2 Dual Power라는 디젤-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트랙터를 상용화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판매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 가장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일본의 Kubota로 2025년까지 순수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 Kubota의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는 35~75㎾의 출력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수소탱크의 용량은 200ℓ이다. Kubota는 수소탱크를 캐빈 상부에 장착하는 등 상용화 가능한 모델을 개발 완료해 시험 중에 있다. 이외에 최근에는 수소내연기관 즉, 수소엔진 트랙터의 개발이 시작되고 있으며, JCB에서도 수소엔진 트랙터를 개발 진행 중이다.

△농식품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약 300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수소트랙터’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의 성격 및 과정과 절차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번 사업은 연구분야의 벽을 넘어 기술을 융복합해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를 신속히 완성도 있게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를 위해 트랙터의 전동화 설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충남대학교, 대동, LS엠트론, TYM 등이 참여했으며,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참여해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농기계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샌드박스, 시험평가 방법 등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따라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개발과제가 종료되는 2026년에 바로 상용화가 될 수 있도록 성능평가, 인증, 제도 등을 정비하는 것도 연구개발 목표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친환경 수소트랙터’ 개발과정에는 현대자동차, KAIST, 한국자동차연구원, 대동, LS엠트론, TYM 등 19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각 기관별 역할분담과 조율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요 역할과 임무는.
=이번 사업은 세계최초로 순수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됐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핵심요소 기술을 보유한 연구팀의 참여가 필요하므로 여러 기관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연구팀을 총 네 개의 그룹으로 구성해 관리하고 있다. 첫 번째, E-파워트레인 및 트랙터설계 그룹은 충남대학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경북대학교, 서울대학교, LS엠트론, 대동, TYM으로 구성됐다. E-파워트레인 및 트랙터설계 그룹은 충남대가 주도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의 플랫폼을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파워시스템설계 그룹은 현대자동차, 한양대학교, 삼화전기, 이지트로닉스, K퓨어셀로 구성됐다. 파워시스템설계 그룹은 수소파워팩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주도하고 있으며, 트랙터 농작업이 가능하도록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다. 세 번째 그룹은 구동시스템 및 샤시설계 그룹으로, 디아이씨, 카이스트, 긴트로 구성됐다. 구동시스템 및 샤시설계 그룹은 자동차의 파워트레인 전문기업인 디아이씨가 주도해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의 프레임 및 구동부를 개발한다. 네 번째 그룹은 안전 그룹으로 한국자동차연구원, 고려대학교, 한국가스안전공사, 건설기계부품연구원으로 구성된다. 안전 그룹은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주도하며,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의 농작업 안전을 평가하고,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의 시험평가 및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규제 샌드박스 등의 법제도를 마련한다. 네 개의 그룹은 각 그룹에 포함된 기관의 연구내용을 토대로 매달 진도 점검회의를 통해 각 기관의 개발현황을 공유 및 점검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연구는 네 개 그룹의 주도로 이뤄지므로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이번 연구개발에서 핵심적인 요소기술과 개발 난제들이 산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스템 구성요소에 대해 설명한다면.
=수소연료전지의 핵심기술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 탑재를 위한 프레임 개발이다. 기존의 내연기관 트랙터는 트랙터의 하우징 위에 운전석이 배치되는 구조이며, 하우징에는 변속기를 구성하는 기어, 축, 베어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인 수소파워팩, 열관리장치, 수소탱크를 배치하기가 어려운 구조로 수소연료전지 트랙터에 적합한 트랙터 프레임 개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친환경 동력원의 효율적인 제어 전략이다. 트랙터는 다양한 고부하 농작업을 수행하고 있어, 이에 적합하도록 수소연료전지의 동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소연료전지의 제어 전략은 고부하 농작업 대응과 동시에 작업 시간을 결정하므로 최적 제어 전략을 통해 농작업 시간을 최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번째는 유인과 무인 트랙터의 공용화 플랫폼 개발이다.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는 현재 유인 플랫폼, 즉 캐빈형으로 개발 중에 있으나 본 플랫폼은 캐빈을 벗겨내면 무인으로도 작업이 가능하도록 개발 중에 있다. 따라서 과제가 종료되는 2026년에는 유인과 무인 두 가지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 국내 시범공급을 위한 조기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친환경 수소트랙터’ 개발의 의미와 향후 기대효과는.
=수소연료전지 트랙터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는 것의 가장 큰 의미는 국내 농기계 기술이 항상 Fast-Follower였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First-Mover로 도약하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2010년경 우리나라 농기계 기업들은 모두 전기 트랙터를 개발한 사례가 있으나, 가격경쟁력 등으로 상용화를 하지 못한 경험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다시 해외 선진사들이 전기트랙터를 개발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 다만, 2010년경 상용화를 성공했다면 트랙터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아쉬움이 있어 이번 수소연료전지트랙터 개발은 과거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세계 최초 수소연료전지 트랙터 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기계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농기계 기술의 중심을 좀 더 한국 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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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충남대학교 교수는.
· 2024~현재 : 농식품부 연구개발사업공동기획단 스마트농업분과 위원장(PD)
· 2022~2024 : 충남대학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기술지주회사 사장
· 2022~현재 : 충남대학교 수소·전기 농기계연구소 소장
· 2014~현재 : 충남대학교 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교수
· 2008~2012 : LS엠트론 중앙연구소 동력기계기술그룹 그룹장 

정상진 기자  jsj1234@a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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