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노지 무인자동화 생산단지로 조성

사업비 400억원 투입 실증단지·시범단지로 구성···지능형 통합플랫폼 적용
인공지능·로봇 통해 관리···국내외 노지 디지털 농업 교육센터로 활용예정

◆노지 디지털 농업의 산실 시범단지 조성
최근 AI, 데이터, 네트워크,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의 발전은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농업도 예외가 아니며, 전통적인 방식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농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에 걸쳐 국비 200억원, 지방비 200억원 등 총 사업비 400억원이 투입돼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가 조성됐다. 이 단지는 디지털 농업기술을 실제 농업 현장에서 시험하며,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된 농업 모델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첨단 기술과 농업이 결합된 이 시범단지는 디지털 농업의 실현을 앞당기고, 미래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시범단지는 전라남도 나주시 반남면에 위치한 전라남도 종자관리소 포장에 54.3ha(논 30.5ha, 밭 20.6ha, 건축 3.2ha) 규모로 조성됐다. 농경지에 설치된 센서와 외부 데이터의 수집을 통해 축적된 정보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분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농작업, 관배수, 시비·방제, 농기계 운용 등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정밀한 디지털 농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시범단지의 시설규모 및 장비
시범단지의 농경지는 실증단지(3.6ha)와 시범단지(47.5ha)로 나누어 조성됐다. 실증단지는 첨단 기술을 시범단지에 적용하기 전에 검증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농경지는 자율주행 농기계의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선회 횟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방형으로 설계되었으며, 기존 소규모(0.5ha 미만, 86%) 농경지를 중규모(0.5~1.5ha, 63%)로 확장해 효율성을 높였다.
원활한 용수공급을 위해 총 9.6㎞ 길이의 용수로(논 5.5㎞, 밭 4.1㎞)와 집수정 2곳, 양수장 및 정수장을 각각 1곳씩 설치했다. 이 용수로는 전 구간을 관수로 형태로 설계해 적정 유량과 압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압펌프 방식을 도입했다. 각 농경지에는 관수밸브와 배수물꼬가 설치돼 중앙관제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물 공급과 배수가 조절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한, 10년 빈도의 가뭄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적정 규모로 양수량을 설정했다.
농경지에는 다양한 센서가 설치돼 있다. 논과 밭의 함수율, 전기전도도, 염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토양 센서와 논의 수위를 측정하는 레이저 수위 센서가 구축돼 있다. 해충을 포집하고 영상분석이 가능한 디지털 트랩과 조류를 감지해 레이저 및 음파로 퇴치하는 장비도 설치돼 작물을 해충과 유해조류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또한, 농경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위해 원격제어가 가능한 CCTV가 농경지 전역에 설치됐으며, 이를 통해 작물의 상태와 주변환경을 정밀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모든 장비와 센서는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력을 공급받으며,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수집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중앙관제시스템에 전송된다.

전라남도 나주에 실증단지(3.6ha)와 시범단지(47.5ha)로 나누어 조성'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 건물동 전경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스템 개념도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의 지능형 통합 플랫폼을 통해 원격 인공지능으로 제어·관리할 수 있는 AI 관제센터 모습

◆시범단지의 농작업 자동화 
시범단지에서는 자율주행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를 활용해 농작업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 자율주행 농기계들은 중앙관제시스템과 연동돼 위치와 상태가 원격으로 모니터링되고 제어된다. 특히 트랙터는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을 조작할 수 있으며, 작업시간, 작업량, 연료 소모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콤바인에는 수확량 측정센서가 탑재돼 농경지의 위치별 수확량을 지도화해 시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드론 스테이션을 구축해 방제를 무인자동화했다. 중앙관제시스템의 지시에 따라 드론 스테이션의 덮개가 열리면 드론이 자동으로 이륙해 방제를 실시한다. 배터리가 부족하거나 농약이 소진되면 드론은 자동으로 스테이션에 착륙해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농약을 충전하며, 방제작업을 지속할 수 있다.

◆시범단지의 지능형 통합 플랫폼
지능형 통합 플랫폼은 IoT, 관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다. IoT 플랫폼은 농경지에 설치된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저장,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관제 플랫폼은 데이터 저장과 표준화를 관리하고 이상 데이터 발생 시 이를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플랫폼은 데이터 분석도구와 프로세서를 관리하며 분석모델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지능형 플랫폼은 인공지능 분석모델을 이용해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토양 분석자료와 흙토람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료추천 및 처방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트랩을 통한 해충정보, 작물 생육정보, 국가 농작물 병해충 관리시스템과 연계해 병해충 방제 의사결정 서비스를 구축했다. 기상정보와 작물생육 데이터를 활용한 수확량 예측 서비스, 기상 및 작물거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가격예측 서비스도 구축했다. 농경지별 물 수요와 공급을 분석하는 물관리 서비스도 실시간 기상 데이터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서비스 모델들은 현재 시범단지에서 수집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완성도가 다소 낮을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함으로써 서비스의 정확도와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자동화 육묘장 및 교육·관제센터
연중 안정적인 육묘 생산을 위해 무인 자동화된 온실 육묘장이 시범단지에 구축됐다. 이곳에서는 자동 파종시스템을 통해 파종과 복토가 완료된 육묘 트레이가 완성되며, 로봇이 이를 육묘베드에 선적한다. 육묘베드는 무인운반차에 의해 발아실로 이동돼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관리받고, 이후 일반온실로 옮겨져 생육과 수분관리가 정밀하게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은 데이터화되어 육묘의 품질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전체 시범단지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디지털 농업시스템을 교육하기 위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교육·관제센터도 구축됐다. 농경지에 구축된 시스템의 이상 유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물의 파종에서 생육, 수확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데이터를 통해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도 조만간 구축될 예정이다.

◆시범단지의 기대효과 및 향후전망
그동안 국내 스마트 농업은 주로 온실을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투자가 이뤄져 왔다. 그러나 농업생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지농업에 디지털 농업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져 왔다. 첨단 무인자동화 농업생산 시범단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 노지농업에도 첨단 지능정보 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디지털 농업의 요소기술을 확보해 현장에서 시험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농업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출산업화에 기여할 것이다.
시범단지 운영을 통해 축적된 양질의 데이터는 인공지능 서비스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질적인 농업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는 농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다. 디지털 농업시스템을 농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시범단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과 경제성 분석을 실시하고, 다양한 농경지 규모와 작물에 최적화된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경제성 있는 디지털농업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에서 작물의 파종부터 생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을 통해 관리하는 농업 생산단지는 없다. 구축한 시범단지는 국내외 선도농가와 농업 관계자들을 교육하는 교육센터로도 활용될 수 있으며, 디지털 농업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농업의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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