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적응성평가 및 개량연구발표회…수출국·품목 다변화 필요

대동공업·신흥기업 참여…현지정보·조사결과·개발방향 등 공유

트랙터·콤바인·건조저장시설의 동남아 수출형 모델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시장과 트랙터를 중심으로 한 국산농기계의 해외시장과 수출품목을 다변화하기 위해 동남아시장을 타겟으로 한 현지정보 공유의 장이 마련됐다.

‘국산 농기계의 동남아시장 수출증대를 위한 현지적응성 평가 및 개량연구’ 발표회가 지난달 29일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 로즈홀에서 AGM S&E, GS&J, 대동공업, 신흥기업 주최 하에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수출전략기술 개발사업’과제 1차년도에 조사된 현지의 농기계 이용실태, 농업기계화 수준, 농업기계화 정책 등에 대해 정보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으며 업계 관계자 30 여명이 참석했다. 참여기업들은 현지 정보를 바탕으로 개발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과제 연구책임자인 AGM S&E 김경욱 대표는 “국내 농기계산업의 생 존을 위해서는 수출국을 다변화하고 품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발표회가 동남아 시장확대와 수출품목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발표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지난달 29일 호암 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산 농기계의 동남아 시장 수출 증대를 위한 현지적응성 평가 및 개량 연구’ 발표회에서 김경욱 AGM S&E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얀마 농업기계 사용환경(이정수 대동공업(주) 개발시험팀장)

미얀마는 67만8500k㎡의 면적으로 한반도의 약 3.1배다. 지형은 중앙저지대나 산악지대로 구성 돼 있고 경작가능지역은 전체의 15.94%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6~18일까지 만달레이, 사가잉, 마궤, 바고 지역에서 이뤄졌고 트랙터 판매 및 클레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했다. 주로 2모작이 이뤄지고 5~10월 우기로 인해 건기벼와 우기벼로 구분된다. 우기 및 건기 때의 강우량에 따라 재배면적에 큰 차이를 보이며 강우량이 적을 경우 전체 재배면적의 50% 수준에서 재배가 이뤄지기도 한다. 경지정리는 중부(네피도) 등 일부 지역만 시범적으로 진행중이고 대부분 경지정리가 안된 상태다.

중 북부 마궤지역에서 비둘기완두콩이 재배되고 있는 것이 특이했다. 5~6월에 심어서 2~3월에 수확하는 작물로 나무를 칼로 잘라서 수확한다. 절단높이는 지역별로 다르나 마궤지역에서는 지면 30cm 정도에서 칼로 자른다고 한다. 수확후 남은 부분은 마른 후에 해로우, 도저로 경운작업을 한다.

트랙터 사용자 환경을 조사한 결과 보유자의 90% 이상이 영업농이었다. 미얀마 전역으로 이동하면서 영업하며 이를 통해 할부로 구입한 트랙터의 이자 및 원금을 상환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영업농이기 때문에 바쁜 시즌에 기계고장으로 부품 및 서비스 지연 발생시 이익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디스크쟁기, 디스크해로우, 로타리, 프론트 도저 등이 부속작업기로 사용되고 있었고 작업기계와 관계없이 대부분 중속단수(M)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물논작업, 야간작업이 많고 사용시간이 많다. 유류저장 및 급 유시설 등이 열악해 연료 품질문제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결론적으로 제품 개발시 현지 사용자 환경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고 환경조건을 고려한 내구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동남아용 건조저장시설 개량방안(안정일 신흥기업(주) 기술연구소 D&H팀 차장)

인도네시아에서는 최근 12, 25톤 건조기가 많이 수출되고 있고 수출형태는 건조기 단일형태가 아닌 건조기 4~10대를 연결하는 플랜트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필리핀은 소형 농가 위주로 수출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과거 12톤이 많았은데 최근에는 대형화 추세로 인해 25톤 건조기가 많이 수출되고 있다. 미얀마는 12톤 형태로 수출되고 있고 베트남은 15, 25톤이 수출되고 있는데 플랜트 형태 즉 완전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100톤 이상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건조기를 실험할 곳은 미얀마 쉐보지역으로 12톤 건조기로 건조실험 및 여러가지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왕겨장치 1대에 건조기가 1대 1로 매칭된 형태다. 캄보디아는 대형화 추세로 25톤 건조기로 실험할 예정이다. 왕겨는 100kg의 벼에서 약 20kg이 나오며 10톤의 왕겨로 약 25~30톤의 원료를 건조할 수 있다.

건조현황을 보면 예전에는 천일건조가 많았는데 정치식 열풍건조, 연속식 열풍건조, 순환식 직접 열풍건조로 바뀌고 있고 최근에는 순환식 간접열풍건조 방식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동할증가율(현미나 백미중에 금이 간 곡립의 비율 증가율)은 천일건조는 15~25%, 연속식 건조는 5~15%, 순환식 건조는 0~3%로 순환식 건조방식이 동남아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 고 있다. 사용량에 따른 내구성·내마모성 저하, 직접 열 노출로 인한 열부식 및 가스부식 발생 등이 향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방향은 현지 적응성 시험평가(소비자가 원하는 건조·저장용량 및 성능파악, 기존 수출사양 분석을 통한 연소장치 및 건조기 분석), 건조성능 및 내구성이 우수한 제품 개량설계(건조기 경쟁사 모델 분석을 통한 사양비교, 현지 실험평가 및 타사분석을 통한 개선방안 도출) 등이며, 이를 통해 왕겨를 이용한 건조시스템 구축, 동남아시장에 적합한 모델개발, 국산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이 기대된다.

◇국산농기계의 동남아시장 수출증대(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원장)

△농업기계화 실태

미얀마는 동남아 주변국에 비해 농업기계화 수준이 낮으며 시범농장과 그 주변농장을 중심으로 경운, 정지작업 위주로 기계화가 추진되고 있다. 기계화율은 경운·정지 30%, 수확 5%, 탈곡 35% 정도이며, 2011년 이후 관개지역을 중심으로 트랙터, 경운기, 탈곡기 보급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농업기계화가 전환되고 있다.

캄보디아는 1998년부터 농업용 트랙터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31만 농가가 경운기 또는 트랙터를 보유하고 있다. 트랙터 임차농 35만호를 포함해 전체농가(210만호)의 36%가 농기계를 이용해 경운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탈곡기나 콤바인 등 수확용 농기계 보유농가는 5만호로 전체농가의 2.4% 수준이다. 인도네시아는 쌀생산 위주로 농업 기계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정부가 주도하는 농기계 임작업 및 대여소를 통해 농업기계화를 촉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벼농사를 중심으로 농업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경운·정지, 관개, 탈곡 을 제외한 농작업은 기계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또 대부분의 농기계는 농장, 협동조합, 기업 등이 갖고 있다. 현재 이용되는 농기계는 소형의 반자동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농기계시장 환경

미얀마는 영농기계화의 초기 단계로 소형, 단순 기능, 반자동, 내구성있는 저렴한 농기계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벼농사 위주의 농기계가 주력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정부의 독점적 권한이 너무 커서 민간 농기계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민간 농기계 유통업체 중에는 Brother사가 가장 규모가 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산, 태국산, 인도산 농기계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산이나 한국산 농기계는 부품확보 어려움 등으로 인해 시장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캄보디아는 기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수입농기계 의존도가 높아져 해외기업들의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홍보, 기술훈련, 사후봉사, 구입자금 대출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도정업자들은 1일 건조능력 30~50톤 규모의 중대형 건조기를 선호한다. 인도네시아는 2013년 기준 농기계 수출 2128만달러, 수입 5억4747만달러로 수입이 수출을 넘어섰으며 정부 주도로 농기계가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쌀생산량 감소로 농기계 수요는 감소세에 있으며 수입농기계의 의존도가 높다.

베트남은 국내 농기계 제조능력이 미약해 60% 이상 외국 농기계 회사 또는 합작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트랙터시장은 대체로 12~50마력 소형트랙터 수요가 많으며 지역별로는 중부 고원지대는 100마력대, 남부지역은 30~50마력대를 선호하고 있으며 연간 신규 트랙터 시장규모는 4000대이고, 이 중 2000대는 수입산으로 추정된다.

△농업기계화 정책·제도

미얀마는 정부가 농기계 수입, 보급 임작업서비스, 훈련 등을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관련 법규, 제도(검사, 인증 등), 훈련, A/S체계 등이 미흡한 실정이다. 기계화 촉진을 위해 수입시 관세 및 상업세 면제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 있다.

캄보디아는 기계화 영농을 통한 상업농 확대정책을 쓰고 있으며 법적 제도적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정부에 의한 농기계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고 지원책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 4개국 중 농업기계화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가장 크며 유효수요도 크다. 수입의존도를 2020년까지 50%로 낮출 계획이며 기계화 촉진을 위해 농기계 수입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하향조정하고 있다.

△농업기계화 전망

미얀마는 경운·정지, 수확, 탈곡작업에 대한 농업 기계화가 우선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밭작물용 농기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는 쌀 품질개선을 위한 기계화 수요가 증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쌀 도정시설의 현대화에 따라 건조 및 저장시설의 대형화 및 현대화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재 사용중인 저효율 농기계는 고성능 농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농기계 임차제도(CHRSAM)를 통한 농기계의 효율적 이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농기계 임차조직 확대, 개인소유 확대, 연료 및 부품의 원활한 공급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2011년 사회경제개발전략 중 ‘농업기계화’ 정책을 주요 국가전략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구매자금 융자, 수입관세 인하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수출확대를 위한 과제

미얀마는 국가 주도의 농기계 이용체계와 개별농가의 농기계 수요를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요자의 농기계 구입을 위해서는 융자알선, 할부금융 등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수리 및 유지관리, 부품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캄보디아는 트랙터에 집중해야 하며 시장개척을 위해서는 현장연시회, 수리서비스 및 교육센터, 지역별 거점센터(5개 정도의 주), 금융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 농민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해 저가의 중국산을 선호하며 시장을 좁게 설정해 그 지역에 적합한 농기계를 개발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베트남은 농기계 단독 진출보다는 농업기술 지원과 함께 하는 패키지 지원전략이 유효하다. 특히 베트남의 다양한 지형과 기후대에 적합한 농기계 공급을 위해 충분한 사전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선태규  midas0718@alnews.co.kr

<저작권자 © 농축산기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